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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026의 게시물 표시

기업의 목표와 위험을 하나의 체계에서 관리하는 법

잘나가던 기업이 심각한 위기에 빠지면 비슷한 질문이 반복된다. 경영진은 왜 위험을 미리 발견하지 못했을까. 이사회는 무엇을 감독하고 있었을까. 내부통제와 컴플라이언스 제도가 있었는데 왜 문제를 막지 못했을까. 연암사 출판사에서 출간한 리처드 M. 스타인버그의 [거버넌스 리스크관리 컴플라이언스]는 이러한 질문을 위기가 발생하기 전에 생각해야 한다고 말한다. 기업에는 전략을 수립하는 기능이 있고 리스크를 관리하는 기능이 있다. 법규 준수를 담당하는 조직과 내부통제 시스템도 있으며 경영진을 감독하는 이사회도 있다. 그러나 각각의 기능이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 기업의 실패를 예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전략과 리스크 관리가 분리되고, 컴플라이언스가 실제 사업에서 떨어져 있으며, 중요한 위험 정보가 이사회에 전달되지 않는다면 기업은 여러 제도를 갖추고도 심각한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 이 책이 다루는 GRC는 이러한 단절의 문제에서 출발한다. GRC는 무엇을 연결하는가 GRC는 Governance, Risk Management, Compliance를 결합한 개념이다. 거버넌스는 조직의 의사결정과 감독, 권한과 책임의 구조를 다룬다. 리스크 관리는 목표 달성을 방해할 수 있는 불확실성과 위험을 파악하고 대응하는 활동이다. 컴플라이언스는 기업이 법률과 규정, 조직의 행동기준을 준수하도록 관리하는 과정이다. 각각은 독립적으로도 중요한 경영 기능이다. 그러나 스타인버그가 주목하는 것은 세 기능의 존재보다 이들이 실제 경영에서 어떻게 함께 작동하는가이다. 이 책은 기업의 전략적 목표를 달성하도록 프로세스와 조직, 기술을 정렬하고 재무 및 평판 리스크, 소송과 정부 개입으로부터 회사를 보호하는 방법을 다룬다. 따라서 GRC를 단순히 위험을 줄이고 규제를 준수하기 위한 관리체계로 이해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기업이 어디로 갈 것인지 정하는 전략과 그 과정에서 감수해야 할 위험, 지켜야 할 기준, 이를 감독하는 구조를 함께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 제도보다 먼저 조직문화를 살...

리스크를 관리하는 방법은 얼마나 믿을 만한가

기업과 조직은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리스크를 관리한다. 재무적 손실의 가능성을 분석하고 산업재해와 제품 안전 문제에 대비한다. 새로운 기술이나 프로젝트가 실패할 가능성을 검토하고 컴퓨터 보안과 사기, 평판 훼손과 소송 위험도 관리한다. 이를 위해 위험을 식별하고 발생 가능성과 영향을 평가한다. 전문가의 의견을 듣고 위험의 크기에 따라 우선순위를 정하며 필요한 대응책을 마련한다. 그런데 이러한 활동을 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리스크를 제대로 관리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연암사 출판사에서 출간한 더글러스 W. 허버드의 [리스크 관리 펀드멘탈]은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들어간다. 어떤 리스크가 존재하는지를 묻기 전에 그 리스크를 판단하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이 얼마나 믿을 만한지를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이 다루는 위험의 범위는 넓다. 재무 리스크와 자연재해, 산업재해, 제품 안전, 기술과 프로젝트 실패, 컴퓨터 보안, 사기, 평판 손상과 소송까지 포괄한다. 그러나 서로 다른 위험을 관통하는 문제는 하나다. 어떤 리스크 분석 방법이 실제로 효과가 있으며, 우리는 그것을 어떻게 알 수 있는가. 리스크 관리에도 ‘건강한 회의론’이 필요하다 책의 제1부는 ‘리스크 관리를 위한 건강한 회의론’에서 시작한다. 이어 리스크 관리의 과거와 현재를 살펴본 뒤 ‘효과가 있는지 어떻게 아는가?’라는 문제를 제기한다. 이 순서는 책의 문제의식을 잘 보여준다. 조직에 리스크 관리 절차가 있고 정기적으로 위험을 평가하며 보고서를 작성한다고 해서 그 방법의 효과까지 입증되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리스크 관리 활동의 존재가 아니라 그 활동이 실제로 판단을 개선하는가이다. 위험을 더 정확하게 이해하게 하는가. 중요한 위험과 그렇지 않은 위험을 제대로 구분하는가. 제한된 자원을 어디에 투입해야 하는지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되는가. 허버드가 요구하는 ‘건강한 회의론’은 리스크 관리 자체를 부정하는 태도가 아니다. 리스크 관리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지금 사용하...

모든 조직에는 컴플라이언스가 필요하다

컴플라이언스라고 하면 흔히 기업의 준법경영을 떠올린다. 기업이 관련 법률과 규정을 파악하고 임직원의 위반을 예방하기 위해 운영하는 제도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법과 규정을 지키고 조직의 윤리적 기준을 세우며 구성원의 잘못된 행동을 예방해야 하는 곳은 기업만이 아니다. 정부기관은 법과 규정에 따라 권한을 행사해야 한다. 비영리조직도 조직의 목적에 맞게 자원과 권한을 사용하고 이해관계자의 신뢰를 유지해야 한다. 민간기업 역시 법규를 준수하면서 주주와 고객, 임직원과 사회에 대한 책임을 관리해야 한다. 조직의 목적과 형태는 서로 다르지만 공통된 문제가 있다. 조직에 주어진 권한은 적절하게 사용되고 있는가. 구성원은 법과 규정, 조직의 행동기준을 지키고 있는가. 잘못된 행동을 예방하고 발견할 수 있는 제도가 있는가. 문제가 발생하면 조사하고 시정할 수 있는가. 이러한 제도가 실제로 효과를 내는지도 확인하고 있는가. 연암사 출판사에서 출간한 [공공 민간 비영리 조직을 위한 컴플라이언스 매니지먼트]는 컴플라이언스를 이러한 조직 관리의 문제로 바라보는 책이다. 이 책은 법규와 관련된 전통적인 컴플라이언스뿐 아니라 윤리적 행동과 조직구조, 기술, 일반관리와 리스크 관리가 효과적인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살펴본다. 적용 대상도 민간기업에 한정하지 않고 공공조직과 비영리조직까지 포괄한다. 컴플라이언스는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다 컴플라이언스는 사업 과정에서 조직이 관련 법규를 준수하도록 만드는 시스템이라는 의미에서 발전해왔다. 초기에는 자금세탁을 예방하고 적발하기 위한 금융 부문의 필요성이 중요한 배경이 되었지만 이후 공정거래와 환경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되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컴플라이언스는 복잡한 현대 조직의 거버넌스와도 깊은 관계를 맺게 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책의 구성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제1부에서는 컴플라이언스에 대한 관심을 높인 요인을 사법부와 입법부, 정부기관, 비영리 부문, 민간 부문 감독, 기업의 사회적 책임, 주주와 NGO 등 다양...

윤리와 준법을 조직의 시스템으로 만드는 법

기업에는 많은 규정과 행동기준이 있다. 임직원이 지켜야 할 원칙을 정하고 업무별 절차를 만들며 법률과 규제에 따라 금지되는 행동도 명시한다. 그러나 규정이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 조직의 부정과 비리를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경영진이 실적을 위해 작은 위반을 묵인한다면 어떻게 될까. 구성원이 잘못된 관행을 발견하고도 문제를 제기할 수 없다면 어떨까. 윤리강령에 좋은 원칙을 적어놓았지만 실제 의사결정에서는 다른 기준이 적용된다면 그 조직을 윤리적이라고 할 수 있을까. 연암사 출판사에서 출간한 [컴플라이언스 - 윤리준법경영의 성공 전략]은 이러한 문제에서 출발한다. 이 책에서 컴플라이언스는 법에서 요구하는 최소한의 기준을 지키는 것과 법규 준수에 윤리와 무결성, 책임이라는 가치를 결합하고 이를 조직의 실제 행동으로 만드는 과정까지 포함한다. 컴플라이언스의 핵심은 규정이 얼마나 많은가보다 조직이 그 기준에 따라 실제로 행동할 수 있는가에 있다. 윤리와 컴플라이언스는 왜 필요한가 책의 첫 장은 ‘윤리와 컴플라이언스는 왜 필요한가?’라는 근본적인 문제에서 시작한다. 윤리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나 경영자의 도덕성 문제로만 생각하면 컴플라이언스 역시 기업의 본래 활동과 떨어져 있는 부수적인 업무로 받아들이기 쉽다. 이 책의 관점은 다르다. 윤리와 컴플라이언스는 조직의 신뢰와 지속적인 경영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이며, 비즈니스와 분리해서 생각하기 어렵다고 본다. 그래서 첫 장에서는 ‘윤리는 첫 번째 임무다’라는 주제에서 출발해 컴플라이언스의 의미, 윤리가 비즈니스에 도움이 되는지, 컴플라이언스를 가로막는 장애물과 실패의 경고 신호를 차례로 살펴본다. 저자는 윤리적 행동에 대한 명성이 경쟁사와 차별화하는 요소가 될 수 있으며, 컴플라이언스에 높은 가치를 두는 윤리적 기업을 운영하는 것이 비즈니스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설명한다. 윤리와 성과를 서로 대립하는 가치로만 보지 않는 것이다. 법규 준수에서 윤리적 행동으로 컴플라이언스는 기본적으로 법규 준수를 의미한다. 그러나 책이...

기술이 바뀌면 내부감사는 무엇을 보아야 하는가

기업의 업무와 의사결정에 디지털 기술이 깊이 들어오면서 기업이 관리해야 할 위험도 달라지고 있다. AI가 판단과 업무 수행에 활용되고, 가상자산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자산이 등장했다. 블록체인은 기존과 다른 거래와 거버넌스 구조를 만들었고, 기업이 수집하고 활용하는 데이터가 늘어나면서 개인정보와 정보보안의 중요성도 커졌다. 기업의 위험이 달라지면 내부감사가 살펴봐야 할 대상도 달라져야 한다. 연암사 출판사에서 출간한 반도헌 저자의 [디지털 내부감사]는 이러한 변화에서 출발한다. 일반적인 기업 내부감사가 재무보고과 법규 준수, 업무 절차와 내부통제가 적정하게 운영되는지를 살펴본다면 디지털 환경에서는 여기에 기술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위험이 더해진다. AI의 편향과 불투명성, 가상자산의 부정행위 위험, 블록체인의 새로운 거버넌스 구조, 개인정보와 정보보안 문제 등이 내부감사가 이해해야 할 영역으로 들어온다. [디지털 내부감사]는 이러한 변화 속에서 내부감사가 무엇을 살펴보고, 새로운 기술의 위험을 어떤 거버넌스와 내부통제의 문제로 이해해야 하는지를 다룬다. 디지털 전환은 기업의 위험도 바꾼다 디지털 전환은 기업의 업무를 효율적으로 만들기도 하지만, 업무가 데이터와 알고리즘에 의존하고 외부 플랫폼과 클라우드, 공급업체 등이 서로 연결되면 위험이 발생하는 구조도 복잡해진다. [디지털 내부감사]는 디지털 환경의 위험이 시스템 내부에 고정되어 있기보다 데이터와 알고리즘, 외부 플랫폼과 클라우드, 공급업체가 연결된 운영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변화한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데이터 접근권한과 변경이력, 알고리즘의 판단 과정, 모니터링과 사고 대응 체계까지 내부감사의 관심이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는 내부감사의 기본 원칙이 사라진다는 의미가 아니다. 위험을 파악하고 적절한 통제를 설계하며 그 통제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한다는 기본적인 문제는 그대로 남는다. 달라지는 것은 위험의 성격과 통제해야 할 대상이다. AI를 활용하는 것과 AI를 감사하는 것은 다르다 책이 가장 먼저 다...

기업의 책임과 위험을 관리하는 내부감사

기업에서 횡령이나 회계부정, 개인정보 유출과 같은 문제가 발생하면 먼저 사건의 원인과 책임자를 찾는다. 그러나 기업의 책임은 직접적인 행위자를 확인하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왜 위험을 미리 발견하지 못했는가. 내부통제는 제대로 설계되어 있었는가. 중요한 위험이 경영진과 이사회에 보고되었는가. 이사회와 감사위원회는 필요한 정보를 확인하고 적절한 감독을 수행했는가. 이처럼 기업에서 발생한 하나의 사건은 결국 거버넌스와 내부통제, 그리고 감독 책임의 문제로 이어진다. 연암사 출판사에서 출간한 반도헌 저자의 [기업 내부감사]는 이러한 문제를 다룬다. 책은 내부감사인의 실무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 기업의 본질과 거버넌스에서 출발해 감사와 감사위원회, 내부감사기구의 법적 지위와 책임, 이사의 감시의무와 내부통제 시스템 구축의무를 살펴본다. 이어 M&A와 ESG, 모회사와 자회사 사이에서 발생하는 거버넌스 리스크까지 논의를 확장한다. 내부감사를 이해하려면 감사업무 자체뿐 아니라 기업에서 권한과 책임이 어떻게 배분되고 위험이 어떻게 관리되는지를 함께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문제의식이다. 내부감사를 이해하려면 기업의 거버넌스부터 살펴야 한다 [기업 내부감사]의 첫 번째 주제는 감사기법이 아니라 ‘기업의 본질, 대리인 비용과 거버넌스’다. 기업에서는 주주와 이사회, 경영진과 임직원 등 여러 주체가 서로 다른 권한과 책임을 가지고 의사결정에 참여한다. 기업의 규모가 커지고 소유와 경영이 분리될수록 경영을 맡은 사람과 그 결과에 영향을 받는 사람 사이에 이해관계의 차이가 발생할 가능성도 커진다. 거버넌스는 이러한 구조에서 권한과 책임을 어떻게 배분하고 경영진의 의사결정을 어떻게 감독할 것인지와 관련된다. 내부감사의 역할도 이 구조 안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누가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리는가. 그 의사결정을 누가 감독하는가. 기업의 주요 위험은 어떻게 파악되고 누구에게 보고되는가. 내부통제가 적절하게 설계되고 운영되는지는 누가 확인하는가. 내부감사는 ...

AI 시대, 대학은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가

학생이 과제를 작성할 때 생성형 AI를 사용하는 것은 어디까지 허용해야 할까. 교수는 AI 사용을 제한해야 할까, 적극적으로 활용하도록 가르쳐야 할까. AI가 보고서를 작성하고 코드를 만들며 학생의 질문에 답할 수 있다면 기존의 강의와 과제, 평가방식은 그대로 유지해도 될까. 생성형 AI가 대학 교육에 들어오면서 학생과 교수 모두 새로운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장준호 교의 [AI 중심 대학]은 이러한 현실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책의 관심은 학생에게 AI 사용을 허용할 것인지 금지할 것인지에 머물지 않는다. AI가 지식의 탐색과 설명, 활용을 지원할 수 있게 된 상황에서 대학이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지, 학생은 어떻게 배워야 하는지, 교수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나아가 학과와 전공 중심으로 구성된 대학의 구조는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를 살펴본다. AI 활용의 문제에서 출발해 대학 교육의 본질과 구조로 논의를 확장하는 것이다. AI는 대학이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지 다시 묻게 한다 장준호 교수는 현재 대학이 겪고 있는 혼란을 교육의 역사적 변화와 연결한다. 산업혁명 이후 공교육은 표준화된 집단 교육 체계로 자리 잡았고, 대학은 학과와 전공을 중심으로 전문지식을 가르치며 학위를 통해 사회적 신뢰를 형성해왔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저자는 사회가 요구하는 역량과 현실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의 성격이 달라지면서 이러한 교육체계를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여기에 AI의 등장은 새로운 변화를 더한다. 과거에는 지식을 배우고 기억하며 그것을 필요한 상황에 적용하는 능력이 교육의 중요한 부분이었다. 이제 학생은 생성형 AI를 통해 필요한 정보를 찾고 설명을 들으며 글과 코드의 초안을 만들 수 있다. 그렇다면 대학은 AI가 수행할 수 있는 일을 학생에게 반복해서 훈련하는 데 머물러야 하는가. [AI 중심 대학]은 이 문제를 통해 대학 교육의 목적을 다시 생각한다. AI 시대의 교육에서 중요한 것은 더 많은 지식을 전달하는 것만이 아니라 학생이 AI를 활용하면서도 스스로 ...

삶이 힘든 순간에 철학을 읽는 이유

살다 보면 자신을 이해하기 어려운 순간이 찾아온다. 사소한 일에 화를 내고 나서 후회하고, 좋은 부모가 되고 싶은 마음 때문에 오히려 자신을 몰아붙인다. 다른 사람의 말과 행동에 상처받고, 열심히 살아왔는데도 지금 제대로 살고 있는지 확신하기 어려울 때도 있다. 이금주 저자의 [나를 사랑하기 힘든 날, 철학책을 읽다]는 이러한 일상의 순간에서 철학을 펼쳐 드는 책이다. 중학교 교사이자 두 아이의 엄마인 저자는 자신의 삶에서 불안과 절망을 경험했고, 철학자의 문장을 읽으며 위로와 희망을 발견했다고 말한다. 책에는 분노와 자기 비난, 부모로서의 고민, 다른 사람과의 관계, 불안과 슬픔처럼 저자가 실제 삶에서 마주한 문제가 등장한다. 철학자의 사상을 먼저 설명하고 현실의 사례를 덧붙이는 방식보다 자신의 삶에서 출발해 그 순간에 필요한 철학의 문장을 찾아간다. 철학은 그렇게 일상으로 들어온다. 자신의 문제에서 철학을 시작하다 이 책은 철학자나 철학사에 따라 구성되어 있지 않다. ‘나를 사랑하기 힘든 날’, ‘타인이 지옥으로 느껴지는 날’, ‘세상이 삐딱하게 보이는 날’, ‘마음이 무너져 슬픈 날’이라는 네 가지 삶의 상황으로 나누어져 있다. 첫 번째 장에서 저자의 시선은 자신에게 향한다. 분노와 마주하는 순간에는 세네카의 화에 대하여를 읽는다. 좋은 엄마가 될 수 있을지 고민하며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을 펼치고, 제대로 쉬지 못하는 삶에서는 버트런드 러셀의 게으름에 대한 찬양을 만난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에는 늦었다고 느낄 때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을 읽고, 자유가 오히려 불편하게 느껴지는 순간에는 에리히 프롬의 자유로부터의 도피를 읽는다. 철학책을 펼치는 계기는 거창한 철학적 문제가 아니다. 오늘 화를 냈다는 것, 좋은 엄마가 되고 싶다는 것, 쉬고 싶다는 것, 무언가를 새롭게 시작하고 싶다는 것처럼 누구나 일상에서 경험할 수 있는 문제들이다. 타인과 함께 살아가는 어려움을 생각하다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본 책은 두 번째 장에서 다른 사람과의 관계로 시선을 넓...

들리지 않던 클래식은 어떻게 들리기 시작하는가

클래식을 좋아해 보고 싶어서 유명한 교향곡을 찾아 듣는다. 처음에는 집중해 보지만 곡이 길어지면 어느 순간 음악을 놓치게 된다. 작품명은 길고 복잡하며, 무엇을 알아야 제대로 듣는 것인지도 막막하다. 클래식이 자신의 귀에는 잘 들리지 않는다고 느끼는 순간이다. 이지협 건축가의 [왜 내 귀에는 클래식이 안 들리는 걸까]도 이 경험에서 출발한다. 저자는 음악을 전공한 사람이 아니다. 공간을 설계하는 건축가이면서 30년 동안 클래식을 들어온 애호가다. 클래식을 처음부터 쉽게 이해했던 것도 아니다. 오랜 시간 직접 음악을 들으며 시행착오를 겪었고, 그 과정에서 자신에게 효과가 있었던 클래식 듣기의 방법을 정리했다. 그런 까닭에 이 책은 클래식에 관한 지식을 많이 전달하는 것보다 실제로 음악을 듣는 방법에 집중한다. 클래식에는 클래식에 맞는 듣기 방법이 있다 클래식이 어렵게 느껴지는 데는 이유가 있다. 우선 작품명부터 낯설다. 작곡가와 음악의 형식, 형식번호와 조성, 작품번호 등이 함께 붙는다. 연주 시간도 길다. 교향곡은 40분을 넘는 경우가 많고 오페라는 몇 시간 동안 이어지기도 한다. 익숙하지 않은 음악을 처음부터 오랫동안 집중해서 듣기란 쉽지 않다. 저자는 클래식의 이러한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무작정 듣는 것보다 클래식에 맞는 듣기 방법을 익혀야 한다고 본다. 특히 긴 작품을 처음부터 끝까지 들으려고 하면 집중력을 잃고 지루함을 느끼기 쉽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클래식이 잘 들리지 않는다고 해서 곧바로 자신의 음악적 감각을 의심할 필요는 없다. 낯선 음악을 귀에 익숙하게 만드는 과정이 먼저 필요하다. 작품명을 볼 줄 아는 것에서 시작하다 저자가 제시하는 클래식 듣기의 첫 번째 단계는 ‘알다’이다. 그 시작은 작품명을 볼 줄 아는 것이다. 길고 복잡해 보이는 작품명의 모든 요소를 처음부터 공부할 필요는 없다. 저자는 우선 ‘작곡가 + 형식 + 형식번호’라는 기본적인 구성을 익히도록 안내한다. 예를 들어 ‘Beethoven + Symphony + No.3’이라는 ...

공무원 보고서는 생각과 구조가 중요하다

공무원에게 보고서는 업무의 중요한 부분이다. 정책을 기획하고 예산을 확보하며 사업을 추진하고 성과를 평가하는 과정에서 보고서를 작성한다. 보고서를 통해 현황을 공유하고 문제를 검토하며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 결정한다. 그런데 공무원이 되어 처음 보고서를 작성하면 학교에서 배운 글쓰기와 행정 현장에서 요구하는 글쓰기가 다르다는 사실을 경험하게 된다. 문장을 잘 쓰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무엇을 보고해야 하는지 파악하고, 많은 정보 가운데 필요한 것을 골라내고, 핵심을 논리적으로 구성해 읽는 사람이 빠르게 판단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18년 차 현직 공무원 신영민이 쓴 [공무원 보고서 글쓰기]는 이러한 행정 보고서의 특성에서 출발한다. 실제 행정 현장에서 보고서를 작성하며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목적을 파악하는 단계부터 생각과 정보를 정리하고 한 장의 보고서로 완성하는 과정까지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보고서는 무엇을 위해 쓰는가 좋은 보고서를 쓰기 위해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문장이 아니라 목적이다. 이 보고서를 왜 작성하는지, 무엇을 전달해야 하는지, 보고서를 읽은 사람이 무엇을 판단해야 하는지가 분명해야 한다. [공무원 보고서 글쓰기]의 첫 번째 장이 ‘보고서의 목적을 파악하는 나침반’으로 시작하는 이유다. 이어 사전 준비, 핵심 메시지 파악, 사실과 판단의 구별, 결과물 목록 작성 등을 다룬 뒤 한 장으로 요약하는 방법으로 나아간다. 목적이 분명하면 무엇을 조사해야 하는지 알 수 있고 어떤 정보를 남기고 덜어낼지도 결정할 수 있다. 반대로 목적이 불분명하면 많은 자료를 조사하고 문장을 다듬어도 보고서의 핵심은 선명해지기 어렵다. 보고서 작성의 출발점은 그래서 ‘어떻게 쓸 것인가’보다 ‘무엇을 위해 쓸 것인가’에 있다. 보고서를 읽는 사람에게서 출발하다 행정 보고서에는 분명한 독자가 있다. 대개 보고서를 검토하고 판단을 내려야 하는 상급자나 정책 결정권자다. 이들은 제한된 시간 안에 현황과 핵심 쟁점, 판단에 필요한 정보를 파악해야 한다. 따라...

웹의 변화에서 메타버스의 본질을 찾다

메타버스라고 하면 흔히 가상현실과 아바타, 3D 공간과 게임을 떠올린다. 새로운 가상세계가 현실과 별개로 만들어지고 사람들이 그곳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상상하기도 한다. 김용태 저자의 [웹3.0 메타버스]는 메타버스를 조금 다른 관점에서 바라본다. 저자는 메타버스가 어느 날 갑자기 등장한 새로운 세계가 아니라고 말한다. 시공간의 제약을 뛰어넘는다는 의미에서 보면 인터넷 역시 이미 메타버스의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메타버스의 미래를 이야기하기 전에 웹의 역사부터 돌아본다. 1990년대 인터넷과 웹에서 시작해 웹2.0과 스마트폰을 거쳐 웹3.0으로 이어지는 변화 속에서 메타버스의 형성과정을 추적한다. 책을 관통하는 저자의 주장은 제목에 그대로 담겨 있다. “메타버스는 웹3.0이다.” 메타버스는 이미 시작되어 있었다 저자는 “메타버스가 오고 있다”는 표현에 동의하지 않는다. 스크린 너머의 공간이나 인터넷처럼 시공간의 제약을 넘어서는 세계까지 메타버스의 범위에서 바라본다면 메타버스는 이미 우리 곁에 존재해왔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은 메타버스를 특정한 기기나 플랫폼에서 분리해 바라보게 한다. VR 기기를 착용하고 들어가는 가상공간만을 메타버스로 이해한다면 메타버스의 역사는 비교적 최근에 시작된다. 그러나 인터넷을 통해 사람들이 물리적 공간을 넘어 연결되고 새로운 관계와 활동을 만들어온 과정까지 포함하면 메타버스의 역사는 웹의 역사와 연결된다. [웹3.0 메타버스]가 메타버스의 ‘본모습’을 이해하기 위해 웹3.0을 살펴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웹의 역사에서 메타버스의 형성과정을 보다 책의 제1부는 199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인터넷과 웹의 차이, 하이퍼텍스트와 팀 버너스 리에서 출발해 사람들이 새로운 사이버 공간으로 이동하기 시작한 과정을 살펴본다. 이어 웹2.0에서는 중요한 변화가 나타난다. 블로그를 통해 소비자가 생산자로 참여하고, 위키피디아를 비롯한 여러 사례를 통해 집단지성이 형성된다. 웹은 정보를 찾아다니는 공간에서 사람들이 직접 ...

자신의 ‘업’을 찾는 것에서 창업은 시작된다

창업이라고 하면 흔히 직장을 그만두고 회사를 세우거나 사업자등록을 하는 일을 떠올린다. 성공하면 큰 보상을 얻을 수 있지만 실패하면 경제적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선택이라는 생각도 따라붙는다. 김용태 저자의 [뜻밖의 창업]은 이러한 창업의 개념부터 다르게 바라보는 책이다. 저자가 말하는 창업은 모두가 직장을 그만두고 사업을 시작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자신의 ‘업(業)’을 발견하고 그것을 향해 첫걸음을 내딛는 것이 창업이다. 그것이 비즈니스로 연결되면 사업이 되고, 자신의 업에 맞는 직장을 찾으면 취업이 된다. 이러한 구분은 [뜻밖의 창업]을 이해하는 출발점이다. 창업을 사업의 시작으로만 바라보지 않고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발견하고 직접 시작하는 과정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디지털 혁명은 일하는 환경을 바꾸었다 저자가 창업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는 배경에는 디지털 혁명이 있다. 1990년대부터 인터넷이 확산되면서 사람들은 기존의 오프라인 시스템을 거치지 않고 직접 연결되고 소통할 수 있게 되었다. 저자는 이러한 환경이 1인 비즈니스와 1인 미디어 등 개인이 독립적인 경제활동의 주체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확대했다고 설명한다. 이를 책에서는 “I am a business”, “I am a brand”라는 표현으로 설명한다. 스마트폰의 확산은 이러한 변화를 더욱 가속했다. 개인이 언제 어디서나 연결되고 콘텐츠와 데이터를 생산할 수 있는 모바일 환경이 만들어졌고, 저자는 이러한 흐름을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당시의 4차 산업혁명 담론으로 연결한다. 이러한 기술 변화에서 저자가 주목하는 것은 새로운 기기의 등장이 아니다. 일하고 연결되고 가치를 만드는 환경 자체가 달라졌다는 사실이다. 세상은 바뀌었는데 생각은 그대로다 [뜻밖의 창업]의 문제의식은 변화한 환경과 기존의 생각 사이의 간극에서 시작된다. 저자는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비롯한 디지털 기술이 지난 수십 년 동안 사회를 빠르게 변화시켰지만 사람들이 일과 직업을 바라보는 생각은 여전히 산업시대의 관성에 머물러 있다...

비트코인을 넘어 블록체인의 가능성을 보다

블록체인이 알려지기 시작했을 때 사람들의 관심은 주로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에 집중되었다. 새로운 투자 대상에 대한 관심은 높았지만 블록체인이 무엇이며 앞으로 어디에 활용될 수 있는지를 이해하기는 쉽지 않았다. 김용태 저자의[블록체인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는 이러한 상황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이 책은 블록체인의 기술적인 원리만을 설명하는 입문서에서 저자가 던지는 핵심적인 물음은 한 걸음 더 나아간다. “블록체인은 무엇이 될까?” 저자는 비트코인에서 시작된 블록체인이 오픈소스로 확산되고, 이더리움과 스마트 계약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살펴본다. 그리고 그 중심에 있는 분산화가 기존의 가치체인과 권력관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지를 전망한다. 인터넷의 다음 변화에서 블록체인을 바라보다 저자는 블록체인을 설명하면서 인터넷이 처음 확산되던 시기를 떠올린다. 인터넷을 처음 접한 사람들에게 웹은 신기하고 재미있는 새로운 공간이었다. 사람들은 정보를 찾아다니고 서로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했던 연결을 즐겼다. 그러나 그 새로운 공간에서 사업의 가능성을 발견한 기업들도 있었다. 이베이와 아마존, 구글, 알리바바, 텐센트, 애플, 페이스북, 우버, 에어비앤비 같은 기업들은 웹을 기반으로 새로운 플랫폼을 만들었다. 저자는 블록체인도 어느 날 갑자기 등장한 완전히 새로운 세계가 아니라 우리가 사용해온 인터넷의 연장선에서 바라본다.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환경에서 플랫폼이 등장했듯 블록체인에서도 새로운 가능성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이 책의 출발점이다. 비트코인에서 블록체인이 시작되다 블록체인의 가능성을 이해하기 위해 책은 먼저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의 관계를 구분한다. 비트코인은 새로운 P2P 전자화폐시스템이고, 블록체인은 그 시스템을 설계하기 위해 만들어진 알고리즘이다. 두 개념은 처음부터 함께 등장했기 때문에 같은 것으로 받아들여지기 쉽다. 그러나 블록체인이 오픈소스로 공개되면서 비트코인과 분리되어 다른 영역으로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이 ...

디지털 기술 혁신은 무엇을 바꾸려 하는가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면 사람들의 관심은 먼저 그 기술이 만들어낼 결과로 향한다. 어떤 산업이 성장할지, 어떤 기업이 성공할지, 새로운 투자 기회가 어디에서 생길지를 찾는다. 그러나 미래의 변화를 이해하려면 기술의 이름과 전망을 아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 기술이 왜 등장했고 어떤 원리로 작동하며 기존의 사회와 비즈니스에서 무엇을 바꾸려 하는지를 이해해야 한다. 김용태 저자의 [손정의가 선택한 4차 산업혁명의 미래]는 소프트뱅크 회장 손정의의 투자에서 출발해 당시 4차 산업혁명이라는 이름으로 주목받던 기술과 사업모델을 살펴보는 책이다.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인공지능, 지식기반사업, 공유경제, 블록체인 등의 역사와 등장 배경, 핵심 원리를 설명하고 이러한 변화가 새로운 사업과 사회를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지를 바라본다. 손정의의 선택에서 미래의 사업모델을 보다 책 제목에는 ‘손정의가 선택한’이라는 표현이 들어 있다. 저자가 주목하는 것은 손정의가 2017년 100조 원 규모의 비전 펀드를 조성해 어떤 기업과 사업모델에 투자했는가이다. 손정의의 투자 자체를 따라 하기 위해서라기보다 그가 선택한 기업과 사업모델을 통해 당시 기술과 산업의 변화가 어느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사물인터넷과 빅데이터, 인공지능, 지식기반사업, 공유경제, 블록체인은 서로 다른 기술과 사업영역이다. 책은 이들의 역사와 등장 배경, 핵심 원리를 설명하면서 4차 산업혁명이라는 이름 아래 진행되고 있던 변화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 책에서 손정의의 선택은 미래를 이해하기 위한 하나의 출발점이다. 어떤 기업에 투자했는지를 확인하는 데 머물지 않고 그 기업들이 기반을 두고 있는 기술과 사업모델을 이해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이어진다. 기술의 원리를 이해하다 사물인터넷과 빅데이터, 인공지능, 블록체인 같은 용어는 널리 알려져 있지만 각각의 기술이 어떤 원리로 작동하고 왜 등장했는지를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손정의가 선택한 4차 산업혁명의 미래]는 이러한 기술의 역사와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