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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기술 혁신은 무엇을 바꾸려 하는가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면 사람들의 관심은 먼저 그 기술이 만들어낼 결과로 향한다. 어떤 산업이 성장할지, 어떤 기업이 성공할지, 새로운 투자 기회가 어디에서 생길지를 찾는다. 그러나 미래의 변화를 이해하려면 기술의 이름과 전망을 아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 기술이 왜 등장했고 어떤 원리로 작동하며 기존의 사회와 비즈니스에서 무엇을 바꾸려 하는지를 이해해야 한다.

김용태 저자의 [손정의가 선택한 4차 산업혁명의 미래]는 소프트뱅크 회장 손정의의 투자에서 출발해 당시 4차 산업혁명이라는 이름으로 주목받던 기술과 사업모델을 살펴보는 책이다.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인공지능, 지식기반사업, 공유경제, 블록체인 등의 역사와 등장 배경, 핵심 원리를 설명하고 이러한 변화가 새로운 사업과 사회를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지를 바라본다.

손정의의 선택에서 미래의 사업모델을 보다

책 제목에는 ‘손정의가 선택한’이라는 표현이 들어 있다. 저자가 주목하는 것은 손정의가 2017년 100조 원 규모의 비전 펀드를 조성해 어떤 기업과 사업모델에 투자했는가이다. 손정의의 투자 자체를 따라 하기 위해서라기보다 그가 선택한 기업과 사업모델을 통해 당시 기술과 산업의 변화가 어느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사물인터넷과 빅데이터, 인공지능, 지식기반사업, 공유경제, 블록체인은 서로 다른 기술과 사업영역이다. 책은 이들의 역사와 등장 배경, 핵심 원리를 설명하면서 4차 산업혁명이라는 이름 아래 진행되고 있던 변화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 책에서 손정의의 선택은 미래를 이해하기 위한 하나의 출발점이다. 어떤 기업에 투자했는지를 확인하는 데 머물지 않고 그 기업들이 기반을 두고 있는 기술과 사업모델을 이해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이어진다.

기술의 원리를 이해하다

사물인터넷과 빅데이터, 인공지능, 블록체인 같은 용어는 널리 알려져 있지만 각각의 기술이 어떤 원리로 작동하고 왜 등장했는지를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손정의가 선택한 4차 산업혁명의 미래]는 이러한 기술의 역사와 등장 배경, 핵심 원리를 쉽게 설명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특히 블록체인과 가상화폐를 설명할 때 익숙한 비유를 활용한다. 블록체인이나 비트코인, 이더리움의 기술적인 내용을 장황하게 나열하기보다 기초 지식이 없는 독자도 그 개념과 원리를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는 것이 이 책의 특징이다.

이는 책의 관심이 새로운 기술의 전문적인 작동 방식을 깊이 파고드는 데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기술을 둘러싼 사회와 비즈니스의 변화를 이해하기 위해 먼저 그 기술의 기본적인 원리를 파악하도록 돕는 것이다.

블록체인을 가상화폐에서 분리해 바라보다

이 책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기술은 블록체인이다. 블록체인은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를 통해 널리 알려졌다. 그래서 블록체인을 가상화폐를 구현하기 위한 기술로 이해하기 쉽다. 그러나 저자가 바라보는 블록체인의 의미는 그보다 넓다.

저자는 블록체인을 국가나 기업이 담당해왔던 신뢰의 문제를 개인들이 공동으로 해결할 수 있게 하는 기술로 설명한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가 사회의 존재방식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본다.

이 책에서 블록체인을 이해한다는 것은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의 구조를 이해하는 것을 넘어 사람들이 서로를 신뢰하고 거래하기 위해 기존에는 어떤 방식과 주체에 의존했으며, 블록체인이 그 구조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지를 함께 생각하는 일이다.

블록체인이 바꾸는 것은 ‘신뢰’의 방식이다

블록체인에 대한 책의 문제의식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신뢰’라는 개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회와 경제의 많은 활동에는 신뢰가 필요하다. 누군가와 거래할 때 상대방이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믿을 수 있어야 하고, 거래가 제대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책에서 저자는 이러한 신뢰의 문제를 기존에는 국가나 기업이 맡아왔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블록체인은 이를 개인들이 공동으로 해결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고 본다.

저자가 블록체인을 단순한 가상화폐 기술보다 중요한 변화로 바라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기존의 신뢰 구조가 달라진다면 거래와 사업의 방식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이러한 관점에서 블록체인이 가져올 사회와 비즈니스의 변화를 바라본다.

인터넷이 만든 변화와 비교하다

저자는 블록체인의 가능성을 인터넷의 등장과 비교한다. 인터넷은 사람과 정보를 연결하면서 사회와 비즈니스의 많은 부분을 변화시켰다. 저자는 우리 사회가 인터넷이라는 개념을 통해 혁신되었듯 블록체인이라는 개념을 통해 다시 한번 변화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것은 블록체인의 미래에 대한 저자의 강한 전망이다. 오늘의 시점에서 이 전망을 이미 확정된 결과로 받아들이기보다 저자가 당시 블록체인의 가능성을 어느 정도로 중요하게 바라보았는지를 보여주는 주장으로 읽는 것이 적절하다.

중요한 것은 블록체인을 현재 사용되고 있는 하나의 기술에 한정하지 않고 그 기술이 앞으로 사회의 구조와 사업모델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인지를 바라보려 했다는 점이다.

기술이 만드는 새로운 사업의 가능성을 보다

[손정의가 선택한 4차 산업혁명의 미래]가 기술을 설명하는 목적은 기술 자체를 이해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손정의의 비전 펀드가 투자한 사업모델과 기업을 살펴보는 것에서 출발한 책은 새로운 기술이 어떤 비즈니스를 가능하게 하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어디에서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바라본다.

사물인터넷과 빅데이터, 인공지능, 지식기반사업, 공유경제, 블록체인이라는 서로 다른 변화도 이러한 관점에서 연결된다.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면 기존에 가능하지 않았던 연결과 거래, 서비스와 사업모델이 만들어질 수 있다. 특히 블록체인은 저자의 관점에서 기존의 신뢰 방식을 변화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사업의 가능성과 연결된다.

미래를 준비한다는 것은 유망한 기술 하나를 선택하는 일이 아니다.  기술의 원리를 이해하고 그 기술이 기존의 사회와 산업에서 무엇을 변화시키려 하는지를 살펴보면서 새로운 사업의 가능성을 발견하는 일이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시대의 전망을 다시 읽다

[손정의가 선택한 4차 산업혁명의 미래]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기대가 높았던 시기의 기술과 비즈니스 전망을 담고 있다. 손정의가 2017년 조성한 비전 펀드, 사물인터넷과 빅데이터, 인공지능, 공유경제, 블록체인에 대한 관심 역시 이러한 시대적 배경 속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 책에서 제시된 미래 전망을 현재의 기술환경에 그대로 적용하기보다 당시 저자가 새로운 기술의 변화에서 무엇을 발견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손정의 회장은 100조 원이라는 전대미문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서 ARM, 엔비디아, 원웹, OSI소프트, 클라우드마인즈, 보스턴 다이나믹스, 나우토, 가던트 헬스, 플렌티 등에 투자하거나 인수했다. 그들은 누구이며 왜 손정의 회장은 그들을 선택했을까? 손정의 회장이 바라보고 있는 변화된 미래 모습은 어떤 것이며 어떤 빅 픽처를 그리고 있는 것일까? 이런 궁금증들을 풀어가면서 4차 산업혁명의 본질에 대해 통찰하고 선전포고에 우리가 대비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함께 점검해보는 것이 저자가 이 책을 쓴 이유다. © 연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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