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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대학생은 어떻게 공부하고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가


대학생들의 공부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과제를 작성하기 위해 여러 자료를 찾아 읽고, 어려운 개념을 이해하려고 전공 서적을 반복해서 살펴보던 학생들이 이제는 인공지능 AI의 도움을 받는다. 생성형 AI는 복잡한 개념을 쉽게 설명하고, 긴 논문을 요약하며, 글쓰기와 데이터 분석에도 도움을 준다. 이러한 변화는 대학생들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준다. 필요한 정보를 더 쉽게 찾고, 혼자서는 이해하기 어려웠던 내용도 다양한 방식으로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새로운 고민도 생긴다.

AI가 많은 정보를 빠르게 찾아주고 과제 작성까지 도와주는 시대에 대학생은 무엇을 공부해야 할까. 대학에서 배우는 지식과 경험은 앞으로 어떤 의미를 갖게 될까.

AI의 발전이 대학 공부의 필요성을 없애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학생들이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생각하며, 배운 지식을 어디에 활용할 것인지 더 깊이 고민하도록 만든다. 장준호 교수의 [AI 중심 대학]은 이러한 변화 속에서 대학 교육이 나아갈 방향을 살펴보는 소설이다. 가상의 하버스톤 대학을 배경으로 AI를 교육에 도입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갈등과 변화를 보여주며, 대학생들이 새로운 학습 환경에 어떻게 적응하고 성장할 수 있을지 생각하게 한다.

AI는 공부를 대신하는 도구인가

AI를 활용하면 과제를 작성하는 데 필요한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자료를 정리하거나 글의 구성을 잡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고,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을 쉽게 설명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있다. 그러나 AI가 만들어준 답을 그대로 제출하는 방식으로 공부한다면 학생에게 남는 것은 많지 않을 것이다. 과제를 완성하는 것과 그 내용을 스스로 이해하는 것은 다른 일이기 때문이다.

[AI 중심 대학]에 등장하는 하버스톤 대학의 학생들은 AI를 단순히 과제를 대신 처리하는 도구가 아니라 학습을 돕는 개인 교사이자 토론 상대처럼 활용한다. 예를 들어 수업에서 배울 개념을 미리 AI에게 설명해 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은 다른 사례를 들어 설명해 달라고 하고, 서로 다른 학자의 주장이 어떤 점에서 차이가 나는지도 비교해 볼 수 있다. 이렇게 준비한 학생은 강의실에서 교수의 설명을 듣는 데 그치지 않고, 미리 공부하면서 생긴 질문을 던지거나 다른 학생들과 토론할 수 있다.

물론 AI의 설명이 언제나 정확한 것은 아니다. 중요한 내용은 교재와 논문 등 신뢰할 수 있는 자료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 핵심은 AI를 얼마나 자주 사용하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활용하는가에 있다. AI가 제공하는 답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그 답을 이해하고 검토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AI 시대의 공부는 AI의 도움을 받아 더 깊이 이해하고, 스스로 질문하며, 자신의 판단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되어야 한다.

전공의 경계를 넘어 배우는 이유

대학에서는 일반적으로 학과와 전공을 중심으로 공부한다. 학생들은 자신의 전공 분야에서 필요한 지식과 방법을 배우고, 이를 바탕으로 전문성을 쌓는다. 그러나 현실에서 마주하는 문제는 하나의 전공 지식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AI를 활용한 의료 서비스를 개발하려면 컴퓨터공학뿐 아니라 의학과 개인정보 보호, 의료윤리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다. 환경 문제를 해결할 때도 과학기술과 경제, 정책, 사회적 가치에 대한 지식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AI 중심 대학]의 하버스톤 대학에서는 이러한 현실을 반영해 기존의 학과 중심 교육을 돌아보고, 여러 분야의 지식을 연결하는 교육을 고민한다. 소설 속 레베카 모리슨 총장은 대학의 전통적인 학과 구조가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의 요구를 충분히 반영하고 있는지 문제를 제기한다. 학생들이 자신의 전공에만 머물지 않고 다른 분야의 지식과 기술을 함께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전공 공부가 중요하지 않다는 뜻은 아니다. 자신의 전공을 깊이 이해하는 것은 여전히 중요하다. 다만 전공 지식을 다른 분야와 연결하고,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 데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인문사회계열 학생이라면 데이터와 AI의 기본적인 작동 원리를 이해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이공계열 학생이라면 기술이 사람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기 위해 철학과 윤리, 사회과학을 함께 공부할 필요가 있다. 중요한 것은 여러 분야의 지식을 단순히 많이 아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지식을 연결해 하나의 문제를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보는 능력이다.

AI 시대에 필요한 세 가지 역량

AI가 발전할수록 대학생들에게 필요한 능력도 달라진다. [AI 중심 대학]이 제시하는 미래 대학의 모습에서 특히 주목할 부분은 AI 문해력, 문제 정의 능력, 비판적 사고와 윤리적 판단이다.

먼저 AI 문해력은 AI를 이해하고 적절하게 활용하는 능력이다. 단순히 AI에게 질문을 잘하는 기술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AI가 어떤 일을 잘할 수 있고 어떤 한계를 가지고 있는지 이해하며, AI가 제공한 결과를 검토할 수 있어야 한다. AI가 그럴듯하지만 사실과 다른 정보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을 알고, 필요한 경우 출처와 근거를 확인하는 태도도 중요하다.

다음으로 필요한 것은 문제를 정의하는 능력이다. AI는 주어진 질문에 빠르게 답하거나 다양한 해결 방법을 제안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무엇이 문제인지부터 분명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지역의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려면 단순히 일자리를 늘리는 방법을 찾기 전에 청년들이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지역 기업에는 어떤 인력이 필요한지, 기존 정책에는 어떤 한계가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이처럼 해결해야 할 문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중요한 질문을 찾아내는 능력은 AI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데에도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비판적 사고와 윤리적 판단이 중요하다. AI가 제시한 결과가 정확한지, 특정한 관점에 치우쳐 있지는 않은지, 다른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검토해야 한다. 특히 개인정보나 저작권, 차별과 공정성처럼 사회적 가치와 연결되는 문제에서는 기술적으로 가능한 일과 실제로 해도 되는 일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세 가지 역량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AI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능력이 있어야 다양한 가능성을 탐색할 수 있고, 문제를 올바르게 정의해야 AI를 적절한 방향으로 활용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비판적 사고와 윤리적 판단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대학 생활에서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AI 시대를 준비하는 대학생에게 필요한 것은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일만이 아니다. 대학에서 보내는 시간을 어떤 경험으로 채울 것인지 생각하는 일도 중요하다. 전공 수업에서 배운 내용을 다른 분야의 지식과 연결해 보고, 관심 있는 문제를 직접 탐구하는 경험을 쌓을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지역사회의 문제를 조사하거나, 데이터를 활용해 생활 속 불편을 분석하거나, 서로 다른 전공의 학생들과 함께 작은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다. 이러한 활동에서 AI는 자료를 찾고 분석 방법을 익히며 다양한 해결 방안을 검토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어떤 문제를 선택할 것인지, 제안한 해결책이 실제로 적절한지, 그 결과에 어떤 책임을 져야 하는지는 학생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완성된 결과물만이 아니다. 문제를 발견하고, 필요한 지식을 배우며, 다른 사람과 협력하고, 시행착오를 통해 개선해 나간 경험 자체가 의미 있는 배움이 된다. 이러한 경험은 졸업 후 자신의 역량을 설명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어떤 전공을 공부했는지뿐 아니라 배운 지식을 활용해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 했는지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미래의 대학을 미리 경험하는 소설

[AI 중심 대학]은 미래 대학의 모습을 학술적인 설명만으로 전달하지 않는다. 장준호 교수는 하버스톤이라는 가상의 대학을 무대로 총장과 교수, 행정 직원과 학생들이 AI 도입을 둘러싸고 겪는 갈등과 변화를 이야기로 풀어낸다.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기존의 교육 방식과 학과 구조를 둘러싼 의견이 충돌하고, 학생들은 변화하는 학습 환경 속에서 자신의 역할을 찾아간다. 이러한 이야기는 AI가 대학에 도입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단순한 기대에서 벗어나게 한다. 기술이 바뀌더라도 교육의 목적과 학생의 성장에 대한 고민은 계속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대학생에게 이 책이 던지는 질문도 여기에 있다. AI가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게 되는 시대에 대학생은 무엇을 스스로 배우고 경험해야 하는가.

AI를 활용해 필요한 정보를 얻는 일은 앞으로 더욱 쉬워질 수 있다. 그러나 그 정보를 이해하고, 다른 지식과 연결하며, 현실의 문제에 적용하는 능력은 꾸준한 학습과 경험을 통해 길러야 한다. AI 시대의 대학 공부는 AI보다 더 많은 답을 외우는 경쟁이 아니라, AI를 활용하면서도 스스로 질문하고 판단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기르는 과정이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장준호 교수의 [AI 중심 대학]은 변화하는 대학의 모습을 통해 학생들이 자신의 공부 방식을 돌아보고, 앞으로 어떤 역량과 경험을 쌓아야 할지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 연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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